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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2 20:02

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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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 오규원



길 위로 옆집 여자가 소리 지르며 갔다

여자 뒤를 그 집 개가 짖으며 따라갔다

잠시 후 옆집 사내가 슬리퍼를 끌며 뛰어갔다

옆집 아이가 따라갔다 가다가 길 옆

쑥부쟁이를 발로 툭 차 꺾어놓고 갔다

그리고 길 위로 사람 없는 오후가 왔다



빛과 그림자



외딴 집이 자기 그림자를 길게 깔아놓고 있다

햇빛은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조심조심 떨어지고 있다

바람도 그림자를 밀고 가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그림자 한쪽 위로 굴러가던 낙엽들도 몸에 묻은

그림자를 제 자리에 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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