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아프다 / 강동수 ( 솟대 시인)

by 들국화 posted Mar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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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아프다 / 강동수

 

 

 

암 병상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흔들어 길을 나섰다

운전하는 옆 좌석에 한줌 가벼워진 어머니를 태워

해안도로를 달리는 오후

나는 자꾸만 바다를 보시라고 재촉을 하고

어머니는 차안으로 고개를 떨구신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저 푸른바다를

사시던 산언덕에서 날마다 보아오던 저 바다를

가슴에 한 번 더 담아드리고 싶은데

썰물처럼 빠져나간 마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어

어머니는 바다를 내려놓고 싶은 게다

먼저 바닷길을 따라간 자식 생각에

마음 속에서 지우려는가 보다

아침마다 수평선을 건너와

산등성이 작은 창문을 두드리던 바다안개가

파도를 타고 넘어와 작별을 하고 돌아선다

 

긴 해안선을 천천히 달려 돌아오는 길

되돌아보니 바다가 하얗게 울고 있다

잠에서 깨어난

해안선 끝자락을 당겨 눈물을 닦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