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아프다 / 강동수
암 병상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흔들어 길을 나섰다
운전하는 옆 좌석에 한줌 가벼워진 어머니를 태워
해안도로를 달리는 오후
나는 자꾸만 바다를 보시라고 재촉을 하고
어머니는 차안으로 고개를 떨구신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저 푸른바다를
사시던 산언덕에서 날마다 보아오던 저 바다를
가슴에 한 번 더 담아드리고 싶은데
썰물처럼 빠져나간 마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어
어머니는 바다를 내려놓고 싶은 게다
먼저 바닷길을 따라간 자식 생각에
마음 속에서 지우려는가 보다
아침마다 수평선을 건너와
산등성이 작은 창문을 두드리던 바다안개가
파도를 타고 넘어와 작별을 하고 돌아선다
긴 해안선을 천천히 달려 돌아오는 길
되돌아보니 바다가 하얗게 울고 있다
잠에서 깨어난
해안선 끝자락을 당겨 눈물을 닦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