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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풍차

김옥순 시인 작품…“속으로 운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3-23 08:00:18
늙은 풍차. ⓒ이승범에이블포토로 보기▲ 늙은 풍차. ⓒ이승범
늙은 풍차

김옥순(여. 1949년생. 지체장애) 시인 



운다 
음-음

가쁜 숨 몰아
엎드려 걷는 걸음처럼
가다 서기를 하면서

뼛골이 부딪듯
삐걱, 삐거덕거리며

조그만 바람에도
서럽다, 서럽다고
속 울음을 운다.

김옥순 :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2013) 외.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후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가꾸었지만 문학소녀의 꿈을 버릴 수 없어 솟대문학에 도전, 시인의 꿈을 이룸.


시평 : 속으로 운다

방귀희(솟대문학 발행인)


솟대문학을 통해 시인의 작품을 접하다가 2013년 김 시인이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처음으로 실제 모습을 보았다. 다른 문예지는 작품이 실리면 작가 약력과 함께 사진이 들어가지만 솟대문학은 1년에 한번씩 시행되는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이 되었을 때만 사진을 올린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사진이 없는 경우가 많고 또 사진 때문에 편견을 갖고 작품을 감상할 우려가 있어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로 하였다.

시상식 때 김옥순 시인의 남편과 아들이 참석하였다. 한눈에 보아도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이었다. 김옥순 시인은 뒤늦게 시를 쓰기 시작하였지만 그의 시는 원숙미가 있었다. 자신을 늙은 풍차에 비유하여 가쁜 숨을 몰아쉬고,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삐거덕거리며 살고 있는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조그만 바람에도 서러워 속 울음을 운다고 고백하였는데 이것이 여성장애인의 삶이 아닐까 한다. 


늙은 풍차(영문)

The Old Windmill 

Kim Ok-sun 

Crying
Umm-umm

Gasping breathless for air,
moving ahead then stopping,
a kind of crawling walk,

Like bones bumping,
creaking, squeaking away.

At even the slightest breeze
oh how sad, so sorrowful,
it cries from deep within.

Ms. Kim Ok-sun. Born 1949. Physical disability.
Ku Sang Sosdae Literature Award - grand prizewinn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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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abnews.kr/jxh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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