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by 들국화 posted Aug 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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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내 나이 스물두 살이 되던 해 미친바람이 불어 성경학교를 갔었지
국졸만 해도 갈 수 있었던 고등학교 대게 자랑스럽던 ‘순성' 뺏지를 달고
할렐루야! 전도사 수업을 받았었지

철이 덜 났던 건지 철이 없었던 건지 기숙사 생활 1개월을 못 채우고
보따리를 싸고 말았지 이유인즉 추워서 더는 못 살겠다

그랬던 내가 3년 개근으로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때 그 이불보따리를 풀게 했던 동갑내기 친구, “ 그만한 각오도 없이 학교에 왔냐?”
순전히 이 한마디 때문이었다.

친구, 세상을 살아오면서 친구는 많다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친구 잊고 싶지 않은 친구
이 친구가 며칠전 궁금했다 생각 나야할 동기나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럴 땐 난 내안에 계시는 영 그 영이 영감을 준 것이라 대답하곤 한다. 그러고 며칠 후 친구에게서전화가 왔다
더운데 잘 지내냐? 응 넌 어떻게 지내? 그냥 지나가는 안부가 아니라 반갑고 궁금했던 인사를 나눴다

낮고 잔잔한 목소리 언제 들어도 편안한 언니 같은 포근한 목소리에 난 그만 옛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성급하게 수다를 떨었다 한참을 들은 친구 왈, 보고 싶다.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 마음에 쏙 드는 말을 건넨다.
그래서 난 별로 나가고 싶지 않은 외출 잊고 살았던 동창들이 확 보고 싶어졌다
이 친구를 좋아했다는 남자도 그래서 그만 약속을 하고 말았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여물어 갈 즈음에 한번 보 자고.

친구 진실한 친구 한 사람만 있어도 부자다 했는데, 나는 이 친구가 있으니 부자다.

 

8월 무더위를 식혀준 친구 전화를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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