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2016.06.02 10:38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조회 수 2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내 고향 남해는 유자, 비자, 치자가 특산물로서
사철 바닷바람이 작은 내 몸을 휩쓸고 갈 듯 불었었지


꽃잎이 두꺼운 동백꽃도 피었었지
대밭 집 뒤꼍 커다란 동백나무에
다섯 장 꽃잎이 한 덩어리로 툭 툭 떨어지면
나무 밑엔 핏물이 낭자한 것처럼 붉었었지


집주인 할머니는 눈이 어두워
발걸음 소리를 숨겨 뒤꼍을 돌아가면 우리를
못 본 체 해주셨지 꽃잎 한 치마 주워담아 슬금슬금 나올 때까지


주워온 동백꽃 뻥 뚫린 속 꽃 새로 지푸라기 실 스윽 슥 껴
목이 쑥 들어갈 만한 동그라미로 끝을 묶으면
가슴 가득히 차는 꽃목걸이 메달이 되었었지


그 동백꽃이 부산 고향 언니네 마당에 올 들어 처음 피었다고
전달이 와 인터넷 바람 타고 내려가 나무 달린 채 내방으로 모셨다
빨간 것이 싱싱하고 탄탄하여 만지작만지작 오래된 내 기억을 그려보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시시껄렁한 이야기 file 들국화 2014.12.22 267
132 冬至 팥죽 file 들국화 2015.01.15 368
131 아들아, 지는 꽃의 힘을 아느냐 / 안도현 들국화 2015.01.21 397
130 2월 / 오세영 들국화 2015.02.03 114
129 아침 이야기 들국화 2015.02.10 108
128 잠 못자는 밤에 들국화 2015.08.06 127
127 친구 file 들국화 2015.08.08 125
126 전자책 시집 원고 수정을 마감하고 들국화 2015.08.18 132
125 전자 책으로 종이책을 찍었다 들국화 2015.09.12 157
124 저물녘에 들국화 2015.10.24 67
123 솟대문학 100호 기념 파티 file 들국화 2015.11.20 112
122 성탄 이브 날 들국화 2015.12.24 83
»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내 고향 남해는 유자, 비자, 치자가 특산물로서 사철 바닷바람이 작은 내 몸을 휩쓸고 갈 듯 불었었지 꽃잎이 두꺼운 동백꽃도 피었었지 대... 들국화 2016.06.02 243
120 풀꽃 김옥순 풀꽃 / 김옥순 나도 꽃이라 장미만큼이나 붉습니다 폈을 땐 밟지도 베지도 마시고 들여다봐 주세요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은 없습니다 큰 눈으로 보면요    들국화 2016.10.20 77
119 엿보기 엿보기 색깔을 달리한 느티나무 아래 길고양이 급식소란 명찰을 붙인 작은 집이 보였다 주민센터 주차장이니 센터 직원들이 놓았겠지 했다 그래서 밥 주는 주민 ... 들국화 2016.11.03 135
118 겨울나무 / 김옥순 겨울나무 / 김옥순 벗었어도 부끄럽지 않은 것은 저 파란 하늘이 꽉 채워주었기 때문이고 전혀 춥지 않은 것은 꼭 껴안은 봄이 있기 때문입니다. 들국화 2016.11.26 61
117 안녕~ 2016년 2016년 떠나면 다시는 찾을 수 없겠지만 나에겐 참 길었던 한 해 잘 가든 못 가든 그건 순전히 한 해 네 마음이고 나는 안녕이다 잘 가 ~! 자빠지지 말고 들국화 2016.12.29 69
116 라면 수프 안주 먹는 참새 라면 수프 안주 먹는 참새 생라면에 엎질러진 소주 질퍽해진 라면 수프를 콕콕 먹고 살겠다고 떼로 날아들어 콕콕콕 인기척이 오면 우르르 철쭉나무 새 숨었다가 ... 들국화 2017.03.04 295
115 요즘 금란이요! 요즘 금란이요! 내 생에 처음으로 보았다 달걀 30알 한 판에 16,000원~10,000원 하는 걸 유품달 이 중에서도 가장 싼 1만 원에 샀다 5천 원도 비싸다 2,500원 달... 들국화 2017.03.10 104
114 어떤 댓글(건달과 도둑) 2 들국화 2017.03.27 8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