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 호수 공원 막바지 단풍
여행 끝나고 돌아 갈 나그네들
얘는 빗살나무
노랗게 향을 품은 모과는 어느 차를 탔을까
까치는 목욕만 하는지 깔끔하다
모과 나무도 옷을 갈아 입었다
잎 한 장 내릴 맘 없는 자귀나무
윤곽이 또렷한 한 아름 쑥부쟁이
윤곽을 지운 구절초
구절초
얘는 백색 가우라 큰 눈에만 보이는 꽃
황국 들국화
얘는 조팝 꽃
물들인 조팝나무
씀바귀에 물방울이
어김없는 하루가 진다
지척에 있어도 날 잡아야 가는 곳
단풍이 피는 줄도 가는 줄도 모르고 마음만 가야지, 가야지
오늘은 마음먹고 갔는데 또 오후다 날도 흐리고
하지만 워낙에 붉은 벚나무 잎이라 환하다
노랑 빨강 갈색이 확실하게 구별돼 기술 없는 나도 빨갛게 찍을 수 있었다
늘 걷던 길 억새는 나도 모르게 집에가고 봄부터 친구 하던 꽃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더 귀한 단풍, 반은 내리고 반이 남아 흔들리는데 드물게 지나가는 바람에
나비춤을 추기도 한다
깡그리 벗은 나무도 있고 울 밑엔 봄꽃이 피기도 하여 봄이 왔나 잠시 헷갈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