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긴 머리 가시내를 하나 뒤에 싣고 말이지
야마하 150
부다당 드리밟으며 쌍,
탑동 바닷가나 한바탕 내달렸으면 싶은 거지
용두암 포구쯤 잠깐 내려 저 퍼런 바다
밑도 끝도 없이 철렁거리는 저 백지 같은 바다한테
침이나 한번 카악 긁어 뱉어주고 말이지
다시 가시내를 싣고
새로 난 해안도로 쪽으로
부다당 부다다다당
내리꽂고 싶은 거지
깡소주 나팔 불듯
총알 같은 볕을 뚫고 말이지 쌍,
** 감상 **
소심한 성격이 보이는 재미난 표현이다
가이네를 싣고, 쌍,
야마하 150을 부다당 들이 밝으며 쌍,
웃음이 나지 욕이지만, 재미난다 쌍,
몇 십년 전 젊음이 느껴진다.
초분(草墳)
나 죽거든 애인아
바닷가 언덕에 초분 해다오
바닥엔 삼나무 촘촘히 놓고
솔가지와 긴 풀잎으로 덮어다오
저무는 바다에
저녁마다 나 넋을 놓겠네.
살은 조금씩 안개 따라 흩어지고
먼 곳의 그대 점점 아득해지리.
그대도 팔에 볼에 검버섯 깊어지고
시든 꽈리같이 가슴은 주저앉으리.
대관절 나는 무엇으로 여기 있나,
곰곰 생각도 다 부질없고
밤하늘 시린 별빛에도 마음 더는 설래지 않을 때
어린 노루 고라니들 지나다가 깽깽 울 겠지,
오요요 불러 남은 손가락이라도 하나 내주며 같이 놀고
버리고 온 자동차도 바람에 바래다가 언젠가 끌려가겠지.
비라도 오는 밤은 내 남은 혼
초분 위에 올라 앉아 원숭이처럼
긴 꼬리 서러워 한번쯤 울어도 보리.
** 내 한마디 감상 **
草墳
서남 해안이나 섬에서 송장을 풀이나 짚으로 덮어 두는 장례 방법.
3년 내지 10년 동안 그대로 두었다가,
살이 다 썩은 뒤에 뼈를 골라 시루에 쪄서 땅에 묻는다.
요즘 때 가당치나 한 장례법인가
있다한들
짐승이 물고가던지 119로 신고 한다고 난리날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