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즐거운 나눔을 한지도 어언 10년이 됐다
그간 시집을 두 권 내고 나름 수상도 했다
2008년에 시작한 국문학 시에 빠져 살았지만
나는 남의 사진 남의 글을 내 것인 양 사용해 본 일은 없다
저작권 문제가 마음에 걸려서 혹 허락받고 공개 나눔은 했을망정
조금 전 내가 소속된 문학회 카페에서 내 작품 서각을, 물론 장난이겠지만 장난이라 해도
내 목판에다 자기 시를 놓고, 김옥순 오동나무 판을 도용했다는 댓글을 붙여놓았다
순간 가슴이 팔딱 버럭 끓어올라 그럼 내 것은 뭐야?
하는 순간 몇십만 원의 가치가 우르르 추락하는 소리가 나면서
떨리는 손으로 "이러시면 안 되죠, 이건 몇십만 원 거금 준 예술작품인데, 이건 아니지요?"
잠시 후 정말 미안하다 사과와 함께 가짜는 내려졌지만,
지금 이 기분이 그 저작권 도용당한 자의 기분이겠구나 생각하는 순간 말문이 콱 닫힌다.
다행히 나만 보았고 곧바로 내렸으니 망정이지
컴퓨터 잘 한다고 과시하더니만 자기도 깜짝 놀랐을 것이다.
물론 어떤 이익을 챙기려 행한 일은 아니겠지만,
내 자랑하는 것 같아서 제목을 "이런 것 한번 올려봅니다" 좀 내려쓴 내 잘못도 있다.
그분이 컴퓨터를 잘 하니까 내 작품도 어디서 복사해 자기 시를 넣은 줄 알았겠지
오늘 몇십만 원들인 서각 예술품 가치가 한순간 나무판자로 변한 무가치를
경험한 날이 먼 날까지 오래 기억될 것이다.
어떤 작품이든 창작한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작가 자신의 온 힘을 다하는 것
저작권은 창작자 만의 권리로 제 인식한 날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