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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좋은 시의 조건 2

1 독자는 냉정하다


몰입성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은 '하나의 법칙'을 지키는 것이다 하나의 화자, 하나의 대상, 하나의 시공간, 하나의 장면, 하나의 정서, 하나의 객관적 상관물(상황)이다. 시는 주관적 감각이 갖는 정서를 언어로 형상화하여 무관심한 독자의 머릿속 박물관에 걸어놓는 것이다. 독자는 주관적 정서로 가득찬 시인이나 시인 지망생에 대해 전혀모른다 전혀다른독자가 시를 읽는것은  낮선 경험, 낮선 상상,낮선 관념, 낮선 추상이 서로 만나는 것이다. 시선을 끌지않으면 독자는 곧바로 시읽기를 먼춘다 정서나 느낌으로 소통하는 것이 시다. 정서를 드러내는 형상자체를 숨기지 말고 구체적인 이미지로 암시해야한다

시는 장면과 장면 안에 깃든 극단적인 이미지에 기반을 둔 순간성을 갖는 장르다 선명한 심상을 통해 암시와 여운을 남기는 장르다 자신이 생각한 모든 제재를 다 담으려고 해선 안 된다 독자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 집요하면서도 구체적인, 구체적이면서도 암시적인 이미지가 필요하다


2 하나의 대상만 가지고 써라


시에서는 시적 포인트가 필요하다 한 가지 인상과 정서를 가지고 한 가지 현상을 집요하게 그려넣는 연습을 해야한다

집요하게 그려낼때 현상을 화자 중심적으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 시인 중심적이거나 화자 우월적인 태도로대상과 현상을 접근하면 대상과 현상에 접근하면 특별하게 다가 오는 하나의 지배적 인상을 잡아낼수 없다 타자의 입장에서 오적 조권과 상항을 꼼꼼하게 읽어내야한다


세상에 집중 없이 피어난 꽃은 없다고

너는 우주의 집중으로 피워낸 꽃이다

                                       정요화, (집중의 힘, 전문)

시인이 최초로 인지된 사물이나 사건이 다 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시인이 집중한 하나의 대상과 현상만이 시의 재료가된다 반드시 하나의 대상에만 집중하라.


3 하나의 장면만 가지고 써라


매마른 나무옹이에 새 한 마리가 구겨져있다

다물어지지 않는 부리 위를 기어 다니는 어두운 벌레들

작은 구멍에 다 들어가지 않는 꺾인 날개가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들의 그림자를 쓰다듬고 있다

누군가가 억지로 밀어 넣은 새의 몸을 오래도록 들여다본다

나도 분명 그런 적이 있었을 것이다

어울리지 않았던 것들의 속을 채워보기 위해

아귀가 맞지 않는 열쇠를 한 번 밀어 넣어 보듯이

혼자 날아가지도 못할 말들을 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둥근 머리통을 한참 보다가 눈이 마주친다

이쪽의 눈과 저쪽에 있는 새의 눈이 마주치자,

여태껏 맞아본 적 없는 햇빛이 머리 위로 쏟아진다

머리통이 간지러워져서,

나도 어딘가 머리를 드밀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방에서 방으로 옮겨갈 때의 걸음을 생각해보니

나는 언제나 이곳과 저곳의 국경을 넘는 사람인 거 같아

누워있는 사람의 말을 대신 전할 때

구겨진 새의 몸을 손으로 감싸서 누구 한테 내밀 듯

나도 어떤 말인지 모를 말들을 했던거 같아

새의 부리가 날보고 웅얼거리는 것 같아서

내 귀가 어쩌면, 파닥거리다가 날아갈 것 같아서

나무 옹이를 나뭇가지로 쑤신다

좀 더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라고

삼키지 못할 것들을 밀어 넣듯이 밀어 넣는다


                                              김진규, <대화> 전문 2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대화에 나오는 하나의 대상은 "매마른 나무 옹이에 구겨져 있는 한 마리의 새다 , 시인은 구겨진 한 마리 새에 집중한다

이 구겨진 한 마리 새에 집중하며 정황을 전개해나간다 구겨 넣을 수 없는 존재를 구겨 넣었으니 이것은 상상적 장면이다 이 상상적 장면 도입으로 독자는 호기심을 갖고 시를 읽게된다 어떤 시인들은 독자를 배려하지 않고 호기심이 생긴 상황에서 또다른 상상적 장면으로 이동시키는데 현실적 장면에서 이동적 분산으로 또다른 상상적 장면까지 이동하면 시의 맥락이흐트지게된다 이 시에서 하나의 사물은 새다 이 시에 나타난 하나의 정서는 연민의식 이다 나는 새와 동이화가 되어 새의 연민 의식으로 바라본다 "누군가 억지로 밀어 넣은 새의 몸을 오래도록 들여다 본다/ 나도 분명 그런 적이 있었을 것이다"라는 표현이 나와 새의 동일화 부분이다

집중할 하나의 장면과 하나의 대상을 선택한 후 하나의 정서에 집중하면 몰입성을 갖는 좋은 시가 탄생한다 그런 과정을 수행할 때 자신이 펼치고 싶은 시세계를 미묘한 정서로 펼쳐나가면 금상첨화의 결과를 낳는다 이 시에 "머리통이 간지러워 나도 어딘가에 머리를 디밀어본적이 있는 것 같았던, ~~으로나아간다


4 하나의 이미지만 가지고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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