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조회 수 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최전방 지에서 6개월 동안 외부와 차단된 채 군복무를 하고 있던 때였다.

어느 날 아버지가 편지를 보내셨다. "너는 꼭 무언가 이룰 수 있는 사람이다, 너는 심지가 굳은 사람이니

잘 견딜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잘 참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오너라."

곧바로 아버지에게 답장을 드렸으나 아버지로부터 답신이 오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궁금해 가족들에게 안부를

물으면, 그 답장은 항상 '아버지 께서는 안녕하시다' 라는 소식뿐이었다.

 6개월 뒤 전방 근무를 마치고 휴가를 얻어 집에 가자마자 아버지부터 찾았다. 어머니는 버선발로 반갑게 나와 내 손을 마주잡는데, 아버지는 방안에 앉아 물끄러미 보고만 계셨다. 순간적으로 '뭔가 잘못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한걸에 방으로 달려 올라가'아버지 저 왔습니다.' 라고 여쭈며 절을 드렸다. 그런데 아버지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으셨다. 아버지는 내게 편지를 보내고 얼마 안 되어 고혈압으로 쓰러졌고, 그후유증으로 반신불수에 언어 능력을 상실해 버리셨던 것이다.

 나는 간신히 눈물을 참으며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그때 아버지가 왼손으로 뭔가를 가리켰다 그 곳에는 대학 노트가

몇 장 놓여있었다. 노트를 보는 순간 나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종이에는 아버지가 왼손으로 쓴 내 이름 석 자가 가득했다. 온통 내 이름뿐이었다. 그것은 내 편지에 대한 답장이었고, 나에 대한 사랑이었고, 나에 대한 믿음 이었고, 나에 대한 기대였다.


** 두란노 아버지 학교 운돈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묵씨의 아버지 편지에 대한 회상입니다.*** 


글러다니는 조그만 책자 (감동의 편지)에서 옮겨적는다 뭔가 쭈르르 넘겨보는 가운데, 왼손으로 쓴아버지의 답장, 이란 글이 눈에 띠어 읽고 새벽 3시 50분 이 시간에 옮겨놓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 추석 명절 들국화 2018.09.20 79
52 노인 혐오 노인 혐오 젊은 사람들이 혐오한단다 혐오는 사전에 "미워하고 꺼림, 싫어하고. 미워함"이네 왜 밉고 싫을까? 슬픈 일이다 어느 기자가 노인을 체험했단다 허리도... 들국화 2018.08.28 108
51 2018년 七夕 날 들국화 2018.08.18 97
50 다큐 동네 한 바퀴를 시청하고 다큐, 동네 한 바퀴를 시청하고 잘 아는 국문학 교수님의 운동 삼아 도는 동네 한 바퀴 이런저런 아기자기한 풍경을 즐겨보다가 언제부터인지 동네 한 바퀴를 쓰... 1 들국화 2018.07.19 132
» 왼손으로 쓴 아버지의 답장 / 정희성 들국화 2018.06.05 98
48 하린의 시클, 제 3장 몰입성은 언제 생기나요? 들국화 2018.05.17 257
47 안 읽는다 들국화 2018.04.26 63
46 시클 / 하린 (제 1장, 남들이 다 쓴것 같아요 무엇을 써야 하나요? ) 들국화 2018.04.11 327
45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정희섭 신임 대표 연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정희섭 신임 대표 예술인의 꿈과 열망을 ‘응원’ 합니다. “예술인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되겠습니다”2018. 4 업무보고 차 모인 직원들... 들국화 2018.03.29 146
44 청탁 / 김옥순 청탁 허미~좋은 거 근디 시방 청탁이라 고라고라 웃음꺼리가 될지도 모르는디 그러며 도 불고하고 순 요쌔 걸로 다섯 편 눌리고라이 0- 0- 계좌고 주민번호는 꼭 ... 들국화 2018.03.22 86
43 못 일어나면 죽은 거다 못 일어나면 죽은 거다 시 읽어주는 남자가 쓰러졌다 산도 타고 동네 한 바퀴 트래킹하면서 작은 풀꽃도 관심 밖으로 두지 않았는데 다행인 것은 많이 다쳤지만 ... 들국화 2018.03.01 76
42 경험 경험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즐거운 나눔을 한지도 어언 10년이 됐다 그간 시집을 두 권 내고 나름 수상도 했다 2008년에 시작한 국문학 시에 빠져 살았지만 나는... 들국화 2018.02.07 147
41 모기 타는 남자 들국화 2017.10.28 140
40 어떤 댓글(건달과 도둑) 2 들국화 2017.03.27 86
39 요즘 금란이요! 요즘 금란이요! 내 생에 처음으로 보았다 달걀 30알 한 판에 16,000원~10,000원 하는 걸 유품달 이 중에서도 가장 싼 1만 원에 샀다 5천 원도 비싸다 2,500원 달... 들국화 2017.03.10 104
38 라면 수프 안주 먹는 참새 라면 수프 안주 먹는 참새 생라면에 엎질러진 소주 질퍽해진 라면 수프를 콕콕 먹고 살겠다고 떼로 날아들어 콕콕콕 인기척이 오면 우르르 철쭉나무 새 숨었다가 ... 들국화 2017.03.04 295
37 안녕~ 2016년 2016년 떠나면 다시는 찾을 수 없겠지만 나에겐 참 길었던 한 해 잘 가든 못 가든 그건 순전히 한 해 네 마음이고 나는 안녕이다 잘 가 ~! 자빠지지 말고 들국화 2016.12.29 69
36 겨울나무 / 김옥순 겨울나무 / 김옥순 벗었어도 부끄럽지 않은 것은 저 파란 하늘이 꽉 채워주었기 때문이고 전혀 춥지 않은 것은 꼭 껴안은 봄이 있기 때문입니다. 들국화 2016.11.26 61
35 엿보기 엿보기 색깔을 달리한 느티나무 아래 길고양이 급식소란 명찰을 붙인 작은 집이 보였다 주민센터 주차장이니 센터 직원들이 놓았겠지 했다 그래서 밥 주는 주민 ... 들국화 2016.11.03 135
34 풀꽃 김옥순 풀꽃 / 김옥순 나도 꽃이라 장미만큼이나 붉습니다 폈을 땐 밟지도 베지도 마시고 들여다봐 주세요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은 없습니다 큰 눈으로 보면요    들국화 2016.10.20 7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