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좋은 글

2018.08.03 02:16

민들레 역 / 최종천

조회 수 265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민들레 역 /최종천


난 놀고 있는 꼬마들을 보면 차를 멈추는 버릇이 있지만
차에서 내리지는 않는다.


민들레가 딱 한 송이 피는 곳에선
민들레를 보기 위해 차에서 내려야 한다.
그곳이 민들레 역이다.


색맹은 대번에 민들레와 병아리를 구별하지만
색맹이 아닌 사람은 간혹 혼동할 때가 있다.


민들레 역은 역시나
찔레 역 다음에 있는 것보다
간이역이나 사평역 다음에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민들레라는 쉼표 하나가
디딤돌처럼 놓여 있다.
디딤돌은 걸림돌이다.
나비 한 마리 민들레에 걸려서 쉬고 있다.






그림자 / 최종천


그림자는 세 가지를 증거한다,

내가 유령이 아니라는 사실,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

내가 나라는 사실,

그림자 없는 것들은 모두 허깨비다.

나는 사랑의 그림자를 본 일이 없다.

나는 그리움의 그림자를 본 일이 없다.

나는 희망의 그림자를 보지 못 하였다.

그것들은 해와 함께 있지 않는 것,

나 있을 동안의 해와

그림자 있을 동안의 해

해가 만들어주는 그림자는

존재의 춤이다.



  • profile
    들국화 2018.08.03 02:36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꽃을 찍었고 민들레를 찍었다
    작년에 찍었는데도 새봄이 되면 처음 본 듯 찍어댄다.
    그랬는데 시는 딱 한 편 "경이로운 삶" 내 시집 "날씨 흐려도 꽃은 웃는다" 19쪽,
    최종천 시 민들레 역을 읽으면서 나는 어찌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
    한 번에 반해버렸다. 시집을 구매하고 1집부터 4집까지 읽었다. 4집은 신간으로 1집을 중고서점에서
    어렵게 구했다 값 또한 새 책보다 비싸게, 두 권은 돌려줘야 하니 먼저 읽고 나머지는 두고 읽을 것이다
    최종천 시인은 시집을 말아 등을 긁는다고 했다 등을 긁어주는 것이 시라고 한다" 등을 긁다" 인생은 짧고 기계는 영원하다" 96~7쪽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 상사화 / 김옥순 상사화 그리움이 보이는 것이었다면 홀로 피지는 않았을 것을 그리움을 잡을 수만 있었다면 맨몸으로 피우지는 않았을 것을 한 뿌리에 잎 따로 꽃 따로 잎 난데 ... 들국화 2017.12.25 129
67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1집 ~2집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1집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 들국화 2017.12.28 533
66 서각으로 쓴 / 김옥순의 시 단풍잎 들국화 2018.01.03 276
65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 만의 폭설을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 들국화 2018.01.20 377
64 꽃 / 김춘수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 들국화 2018.02.01 229
63 봄밤/ 권혁웅 들국화 2018.03.04 311
62 못 위의 잠 / 나희덕 못 위의 잠 나희덕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 들국화 2018.05.19 471
61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 당선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이원하 유월의 제주 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 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 차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 들국화 2018.06.15 500
60 시비詩碑 앞에서 / 윤강로 들국화 2018.06.15 150
» 민들레 역 / 최종천 민들레 역 /최종천 난 놀고 있는 꼬마들을 보면 차를 멈추는 버릇이 있지만 차에서 내리지는 않는다. 민들레가 딱 한 송이 피는 곳에선 민들레를 보기 위해 차에... 1 들국화 2018.08.03 265
58 저녁의 계보 / 김병호 들국화 2018.08.31 177
57 갈대의 울음 / 이만섭 시, 죽도 김형석이 씀 그루터기 , 이만섭,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신작 5편 중 한 편 나무는 죽어서 풍장을 치른다 밑동이 잘린 채 뺏속 깊이 생의 이름을 쓴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 들국화 2018.11.05 210
56 소를 웃긴 꽃 들국화 2018.11.12 179
55 불륜을 꿈꾸다 / 김순영 시를 이병렬 교수가 읽음 들국화 2019.01.05 168
54 디카시 - 시와 사진의 어울림― 김옥순 시집 <11월의 정류장> 이병렬 교수가 읽고 박수호 시인이 해설하다 디카시 - 시와 사진의 어울림 ― 김옥순 시집 &lt;11월의 정류장&gt; 며칠 전에 부천의 복사골문학회 회원이자 내년이면 고희를 맞는 김옥순 시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 들국화 2019.01.05 529
53 감자의 이력 / 강동수 시 이병렬 교수가 읽음 내가 읽은 詩 (978) ​ ​ ​​ 감자의 이력 ― 강동수 생전에 어머니가 가꾸었던 앞밭에서 감자를 캔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싹을 틔우던 어린것들 주인을 잃고 시들어... 들국화 2019.02.11 302
52 김옥순 시인의 한 영 번역시 세 편, 대장동의 저물녘, 11월의 정류장, 늙은 풍차 대장동의 저물녘 김옥순 변두리 저녁노을 높을 것도 낮을 것도 없는 그렇고 그런 지붕 위로 노을이 뜨면 밤 비행기 가을 들녘 위로 날고 공항 뒷길 덤프트럭... 들국화 2019.02.11 392
51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헌시 / 하린 시 들국화 2019.03.22 301
50 기록사진 위로 떨어지는 것 /육호수 시 들국화 2019.03.22 303
49 개같은 가을이/최승자(박수호 시 창작 카페에서) 2, 누구를 통해 말하는가 ─화자와 퍼소나 들국화 2019.11.29 59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