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다 비오다 가끔 해도 나오다
호숫가 벤취에 앉아
꽃범의 꼬리꽃
부처꽃 부처가 꽃을 좋아 했나 보다
범부채꽃 열매
벌개미취
미나리 꽃망울
물방아간 수련
툭 떨어진 능소화
백색 배롱나무 꽃
대추
장미
모과
비둘기
참새
하늘이 이런 색이기도했다
호수에서는 안 보인 노을이 집에오니 보인다
더위에 꼼짝 않고 있었더니
호수가 보고 싶어졌다
기다리는 누구도 없었지만
궁금한 게 많아 주일 늦은 오후 시간에 갔더니
더워도 필 것은 피고 질 것은 지고
호수는 잔잔하게 분수를 뿜고 비둘기는 살이 쪄 뒤뚱뒤뚱
참새는 폴짝폴짝 울타리를 넘나들더라
몇 발짝 딛지 않았는데 실증이나 장의자에 앉아
해지는 아파트 숲을 보는데
시원한 호수 바람이 친절하게 땀을 식혀줘 안녕~
손을 흔들며 돌아왔다 생각 없는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