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 가을
가을이 짧다 한 건
단풍잎이 고와서 만이 아니다
계절이 더 길었으면 하는 건
아름다워서만이 아니다
한 생의 길이라 해도 좋고
그 삶의 욕심이라 해도 괜찮은데
어떤 피워내지 못한 몽우리
다 폈지만 필 것이 남은 것처럼
자꾸만 돌아 뵈는 뭐
가을이 아름답다는 건
견딘 내내 악바리 그 정체를
한꺼번에 쏟아 그런 건데 넋 놓고
아 오 입을 안 다물지
더 늦춰줘도 길지 않은 계절을
빨강 노랑 그냥 갈 빛으로 응집
항소했을 뿐이었고
이제 사는 멋 좀 부려볼까 하니
겨울이 와 찝쩍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