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오는 날 촬영
가을비 오는 날 촬영
미쳤다 하고 나갔다
투명한 비닐우산을 받고
공원은 무서우리만치 화려했다
나처럼 우산을 받고 운동하는 운동 극성인도 있네
크크 코웃음을 치며 혼자였음. 정말 미쳤다 했겠네
벚나무잎 한 잎을 아래로 섰는데 운동하는 남자가 세 바퀴째 돌아온다
좀 부끄럽다 그만 찍어야 하는데 선명한 것이 하나도 없어 찍고 찍었지만
집에 와 세보니 무려 오십번은 누렸다 지우고 지우고 다 지울까 하다가
두 장 남겼다 비는 오고 우산은 잡아야 하는데 이것이 자꾸만 흐리게 나온다
포기해야 하는데 이 비가 끝나면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손목이 시큰거리도록 콕콕 눌린 것이 위에 이렇다
이제 단풍은 그 반 나뭇잎으로 떨어지고
나무 팔짱 새카맣게 껴 딴전 피우고 있을 동네 공원
이번 보름달이 기울기 전 나가봐야겠는데
밤에는 썩 내키지 않는다 또 미쳤다 할까 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