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공원 한 바퀴
길 토끼
두 번 눈이 오고
한파가 왔다 갔는데
이 순한 것이 어떻게 추위를 피했는지
근황이 궁금타
얘는 개처럼 소리도 할 줄 모르는데,
의자
잠시 쉬어가려다 그만뒀다
내가 앉으면 그림자 의자 미워질까 봐
철모르는 까막정
쑥도 가을엔 단풍들고
구절초
국화야!
인제 그만 입을 다물어야 않겠니
첫눈이 다녀가고
서방님은 올 생각이 없다는데
그만 고개를 돌려라
옆집 앞집엔 문 다 걸었다
응
원추리 앞에서
그림자는 멈췄다
곱던 미소도 정갈하던 소맷자락도
얌전히 게워 가슴에 붙이고
무덤처럼 엎드렸네
자고로 겨울엔
엎드려야 산다는 걸 알았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