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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부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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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_IMG.jpg

등나무 정자



공원 정자엔 그늘이 앉아 있었다
나무 그림자가 아닌 한 그늘이


단 한 번도 약속한 적이 없는
기다림은 옆자리 지키기를
해 질 녘까지


어쩌다 앉은 옆자리라 해도
금방 친구가 돼 인사말은 마냥
몇 살 먹었소 아이들은 몇이요


오늘은 등나무 그림자가
이쪽 엉덩이 저쪽 엉덩이로
그 자리를 채워 앉는다.





달밤



괜히 싱숭생숭
부엉이 울어 쌌던 그 겨울밤
배 깔고 누워 연애 소설책 읽던 시절
그립다네


학교는 다닌 둥 마는 둥 공부
쥐 꼬랑지만큼 했어도
문장력은 연애 편지 대필 아는 사람은 다 알아
몰래 싸다 준 눈깔사탕에 입 놀 새가 없었다지


부엉이도 올빼미 울음도 없는
별로 환하지도 않은 오월 달밤 부엉부엉, 옥 옥
밤새 울었다고 또 맘을 쓴다


옛날에~ 나 말이야 하는 사람치고 지금
볼 일 있는 사람 없다고들 하지만
시퍼런 달이 뜨면 부엉이만 좋았던 게 아니었다고
보름달만 떴다 하면
고 흑백 시절을 끌어와 울렁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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