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고 사소한 것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 글쓴이 장은정
시를 읽어보긴 했지만 시 해설을 읽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이과생이었기에 문과생들처럼 책도 많이 읽진 못했다. 그런데 처음 읽어본 시 해설이 어제 현주씨가 썼던 ‘소설보다 소설 같은 감상평’처럼 ‘11월의 정류장'의 박수호 시인의 시 해설이 참 인상적이었다.
‘11월의 정류장’은 옥순 쌤 시집이다. 이 시집은 언젠가 yes24에서 검색하다가 우연히 표지가 예뻐서 보게 된 시집이다. 나는 겨울을 좋아했고 11월이 생일이라 시집의 표지를 본 순간 왠지 정이 갔다. 또 영어가 쓰여 있어서인가 고급스러워 보인다. (나의 허영심..) 인터넷에서 박수호 시인을 검색해보니 ‘이병렬’이 나온다. 그리고 링크를 따라 가보니 병렬 쌤의 블로그다. 쫌 알려진 분인가 보다.
해설의 제목도 참 마음에 든다. ‘하찮고 사소한 것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나는 종종 낮을 잊어버린다
다리를 건들건들
껌을 질겅질겅 씹고
허락 없이 남의 담을 넘는
도둑처럼
이방 저방 카페
블로그 방을 쏘다니며
밤을 허비하고
낮에는 밤처럼 자는 시(詩) 건달이다.
-김옥순 시집에서-
나 역시 시를 쓰기 위해서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산 세월이 10년여 정도 된다. 그래서인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시다. 박수호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김옥순 시인이 얼마나 열심히 시를 찾아다니는지 알 수 있다. 괜찮은 시 한 줄 건지기 위하여 무던히도 애쓴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시를 쓴다는 것을 가벼이 여겼던 나는 지난번 옥순 쌤이 게시판에 올린 디카시 글 아래 한줄 달아보려고 했는데 다시 읽었을 때 쌤의 시 한 줄에 울림이 있어 차마 달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옥순 쌤의 시에는 감동이 있다. 그리고 정겹다. 해설의 제목처럼 비록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아름답게 만들어 버리는 옥순 쌤만의 마법이 있다. 쌤은 박수호 시인과 친한가 보다. 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를 해설하는 내용이 섬세하고 자상한 느낌이다. 모든 시가 명작일 수 없듯이, 문제는 시인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열심히 쓰고 즐기면 될 일이라고. 비록 작가 교실에서 소설 한 편 제대로 못썼지만 앞으로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즐기며 소설을 써야겠다.
지난 4월~10월까지 소설 공부를 하게 됐다
습작생인 장은정에게 내 시집을 한 권 선물했더니 시민작가 카페에다 이렇게 써 올려 복사해왔다
이 책이 나온지도 벌써 3년이 돼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