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첫날은 못 뜨고 둘째 날에 안 떠
일 년 내내 해가 안 뜨는 줄 알았더니
3일에서야 개우 구름을 벗고 나와 해나 온 김에
동네 한 바퀴 나섰는데
이때면 거쳐 가는 무당집 앞 담벼락에
겨우내 그렸는지 담쟁이가 생물 벽화를 그렸네
들국화 미소는 마지막 한 송이까지
가을에 태어난 별꽃
남천 열매
3일 만에 뜬 새해가 가던 길에 소나무에 걸터앉았다.
거대한 낙엽에 정자나무 다섯 잎을 올려봤다
알뜰히 가꾼 열매 겨울에 빛난다.
상현달이 차올라 반달이 됐다
옷벗는 정자나무
동백나문가 하고봤더니
움츠리고 있는 풀숲
서로를 감싸 안고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그래서 겨울은 죽은 척 하는 계절임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