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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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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되는데 30년… 장애인에겐 느린 세상"

방귀희 회장은 "장애인들도 문화적인 '끼'를 갖고 태어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재홍 기자
방귀희 장애예술인협회장, 내달 숭실대 박사학위 취득

"사회는 결국 변하지만 너무 느리게 변하네요. '나 같은 중증 장애인이 박사과정을 밟을 수 있는 날이 언제 올까'하며 몸으로 부딪쳤는데 딱 30년이 걸렸습니다."

소아마비 1급 지체장애인으로 장애인 문예지인 '솟대문학'을 창간하고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을 지낸 방귀희(56)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이 숭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방 회장은 장애인에게도 예술적인 본능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박사 학위 논문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 경험에 관한 연구'가 통과돼 다음 달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그가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된 것은 1983년 석사과정을 마친 지 30년 만이며 박사과정에 도전한 지 열 번만이다. "'언제까지 날 떨어뜨리나 보자'며 여덟 번이나 박사과정에 도전했지만, 어느 날 지도교수가 '이제 그만두라'고 말하더군요. 걸어 다닐 수도 없는 장애인이 박사과정을 밟는다는 게 이상했나 봐요."

그는 2008년 석사과정을 다시 밟은 뒤 2010년 봄 학기에 다시 두 차례 박사과정에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해 가을학기, 숭실대 박사과정에 합격했다. 그는 "조금 더 일찍 기회를 줬다면 학자로서의 길을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라며 아쉬워했다.

방 회장은 "기술은 빠르게 발달하는데 사람들의 인식은 그 변화에 훨씬 못 미친다"며 "우리 모두가 인식 지체 장애를 갖고 있는데 왜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장애예술인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은 방 회장이 최초다. 그는 "문화·예술을 즐기는 향유자가 아닌 문화·예술의 창작자로서 장애인을 바라본 첫 연구"라며 "내 논문이 장애인을 창작의 주체로서 인정하는 장애인 예술 정책의 수립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출처 :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03/20130703000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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