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모서리
詩 조윤희
비가 오는 날 나는 들개다
비루먹은 들개다
진창에 온 털을 적시고
물웅덩이에 비친 자기 몰골을
타인처럼 들여다보고 있는,
웅덩이의 하늘을
마치 明鏡처럼 들여다보며
흙 속에 묻힌 수백 년의
세월을 닦아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는,
목에 걸린 비녀를 우는
비(雨) 녀(女)다
찌그러진 밥그릇에 담긴
자기 뼈를
핥아대고 있는,
위 시에서 "들개"는 남성적 이미지로 야성적이며 거세고 폭력적이다 하여 야성적인 표현이
남성 전유물이 아닌 세대가 펼쳐지고 있다고 이지엽 시인은 평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