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순/ 어느 물개기의 비애(悲哀)
물고기가 아닌 물개기로 표현한 것이 오히려 "비애"라는 시어와 대조를 이루면서 주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또한 "장작개비같이 마른 몸을 뼛골이 으깨지도록 두들겨 맞"고 '살 몇 점
찢어'지는 모습을 '죄인처럼 끌려가'는 것으로 의인화하고 구체화, 형상화 하면서 보여주고
있다. 물개기가 죄인처럼 두들겨 맞는 것은 고통일까 그러면서도 그런 고통이 아품이나
복수를 꿈꾸는 부정의 결과가 아닌 미역품에 감싸이면서 미역과 황태포가 천생연분인 북어
미역국이 되어 행복하다는, 고통을 승화시키며 재미나게 잘 드러내고 있는 시다. 전체적으로
보면 죄인 혹은 비애라는 시어와 행복이라는 이 시어의 대조가 아이러니로 드러난다.
죄인처럼 두드려 맞는데 어떻게 천생연분이고 행복한 북어국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하지만 시는 정답이 없는 상상의 세계임을 시인은 잘 드러내고 있다. 독자들의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날려버리는, 북엇국처럼 시원한 비유이다.
*비평, 문학박사 구미리네*
시인의 말
이 책은 부천시에서 제공해준 지도 교수의 시 창작 강의를 듣고
습작한 시를
한 사람이 일곱 편씩 아홉 시인이 함께 묶어 낸 습작품 시집이다
코로나가 온 세계를 점령하여 밖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지난가을
비대면 줌 영상강의를 듣고 쓴 시를 이메일로 비평받은 작품으로써
헛되이 보내버릴 수도 있었던 시간을 잘 활용하여
쓴 기다리는 한 주간이 설레기도 했던 12주간의 결실이기도 하다
"어느 물개기의 비애" 이 시는 그간에 쓴 일곱 편 중 한 편으로
특히, '풍자와 아이러니' 강의를 듣고 쓴 나의 습작품 중 한 편이다.
물개기의 비애 외 6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