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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수입 


새털구름만큼이나 높고 외롭고 쓸쓸한 그는
아무도 탐내지 않는 가을 하늘을 팔아먹고 산다
불암산 계곡 버들치만큼이나 마음이 가난한 그는
갈대와 바람을 팔아 월새를 낸다
구절초와 감국론으론 밥값을 벌고
딱새와 짝새로는 책값을 댄다
불암산 계곡물만큼 투명한 시를 읊조리면
가을 하늘도 새털구름도 다소곳이 그의 말속으로 들어간다
말이 글과 하나가 되는 시를 쓰면
딱새들도 짝새들도 그의 글 속에다 둥지를 튼다
                                                               
울기 좋은 나무

그녀는 가늘고 긴 가지가
머리카락처럼 흐트러진 겨울나무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은 검은 나목이다.
눈물 샘이 말라버린 자가 기대어 울기 좋은 나무다.
울화로 막힌 가슴을 두드리고 두드려도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
기차 타고 버스 타고 가서
대성통곡하고 싶은 어머니 같은 나무다.
원주 제천 어느 후미진 곳에
홀로 살고 있다는 늙은 어미 같은 나무다. 



감상후기 


이 시에서 말과 글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해설, 문학평론 송기한)
그것이 어긋나면 진실한 시가 탄생하지도, 전정어린 시인도 되지 못한다
가짜를 위해서 자기를 왜곡하고 재물을 위해서 자신의 시를 희생한다고
했다.
그래서 옛 시인은 가난에 배불러야 했었는가보다
나는 최서림 시인을 SNS에서 알게 됐고 눈을 맞으며 섰는 그의
사진을 보며 매우 시적인 인상을 받았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국문과 교수이고 시인이고 화가임을 책을 사고서 알게 됐는데
힘 들어가지 않은 시들을 읽으며
나도 이렇게 시를 써야겠다고 다짐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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