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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작가 21호 

동지 팥죽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날
절기로 지키지는 않지만, 재미로 팥죽을 끓였다
엄마가 끓여 줘 먹었던 어린 시절을 느껴볼까 해서
나름 신경 써 끓였는데
이불 같이 덮는 사람이 맛없단다
새알을 안 넣어서
나는 대번에 배가 불러 그렇다고 면박을 줬다
그렇지 않은가
어린 시절에는 시래기국밥도 입에 달았는데
하물며 팥물에 찹쌀로 죽을 끓였는데
맛없다고 하니 말이다
그래서 엄마 한 그릇 나 한 그릇 먹고
아들은 이따 먹는다고 하지만
먹어보나 마나 맛없고 말할 것이 뻔하다
라면 맛보다 먼 팥죽 맛이니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즐겁다

어린 시절엔 커다란 가마솥에다
소죽만큼이나 끓여
한 양푼 퍼 두었다가 동지섣달 긴긴밤
이불 밑에서 먹었던 식은 죽 맛
며칠을 두고 먹어도 맛도 안 변했던 죽
대신 이 죽은
내일 저녁이면 맛이 떠날 것이다
그 시절 식은 죽이 아닌
배부른 죽이니까.

  • profile
    들국화 2021.12.24 04:28
    특집이라 책 밥이 보통 문집 두 배는 되겠다
    부천 작가회의 설립부터 20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설립자 세 분이 아직 같이 하니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나는 2012년에 복사골 문학회 들어갔으니 함께한 세월이 반은 되는가보다
    언제 이렇게 많이 지나갔나 싶기도 하다

    함께하신 문인들이 기념품으로 볼편과 마스크를 준비했는데
    총회가 무산되면서 그냥 가져오게 됐다 그래서 속없이 쓰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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