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 박상조 詩
소음 가득한 공사장 한쪽으로
삽자루를 잠깐 기대놓고
컵라면에 담배 한 개비를 피워 올리는
저 달달한 새참을 보라
사는 게 주마등같이 조급한 저 라이더도
도롯가 편의점에 앉아
날아오는 반대편 불빛보다 더 짧은,
아주 오래된 호출보다 더 긴 허기를 때우며
이 장엄한 목숨에 대하여
잠깐 쉬었다 가는 게 생이라는 말,
고 짤막한 쉼 사이 또 누군가는
짬을 못 내고 저무는 사람들이 있어
어쩌다
빈 육신만을 덩그러니 남긴
어느 행려병자의 사연에
눈물 많은 한 장례사는 정성껏 조화를 접어
부디 먼 길 환하시라고
그렇게 한 세상
덧없는 몸부림을 보낸 우리는
며칠을 타다가 쓰러진 향재처럼
잠깐의 한숨에도 슬픔이 좀
가벼워지듯
우리가 한 생애를 풀어
아무런 표적도 없이 날아가는 쏜살이라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을 부딪고 가는
고 짤막한 고뇌가
아마 수억 년의 짬이기도 한 것을.
** 페이스북 친구 글 모셔옴 **
짬, 이 한 자로 많은 생각을
그리게 해 잠시 모셨다. 짬날때 읽고 생각 좀 해보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