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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2013.08.20 15:10

석상이 된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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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옛날에 새를 사랑하는 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밤이나 낮이나 새들과 함께 지내다가 노인은 늙고 지구에 문명이 발달하면서 이들과 헤어져 살아야 할 때가 된 것을 알아차린 노인은 생각하기를 이렇게 자연이 훼손되면 이 땅엔 나무가 사라지고 벽돌로 지은 빌딩 숲이 새들의 생존에 해를 입히고 갈 곳을 잃게 된 새들은 마침내 부화할 곳을 잃어 가족을 늘릴 수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자연히 새들은 멸종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노인도 늙어 죽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새들은 어떻게 알을 품고 부화 가족을 번성할 수 있을것인가?
아마 멸종될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큰일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노인은 벽돌담에 기대서서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이시여!

이 한목숨 죽어 새집이 되게 해주십시오.
식음을 전폐한 기도는 깊어지고 노인은 점점 쇠약 하여져 마침내 선 채로 돌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돌이 된 노인은 왼팔은 어깨의 새집을 붙들고 또 다른 팔은 가슴에 얹고
눈은 살며시 내리감고 서 있습니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계절이 바뀌어 온몸에는 푸른 이끼가 옷을 입혀도 말입니다.

이렇게 하여 새들은 석상이 된 든든한 노인의 어깨에 따뜻한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어 열심히 새끼를 키웠습니다.
해를 거듭하여 다녀가도 집은 뜯기지 않았고 내쫓기는 일도 없었습니다.

할아버지의 기도 덕으로 이 지구 위에는 새가 보존되었고 철 따라 노래하는 새가 있으니
사람들은 그 새 소리를 들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건장한 할아버지 어깨는 더 많은 새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여전히 기도하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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