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붉은 석양을 붙들고
낮게 핀 꽃은 추락하지 않는다
흰제비꽃
살아있는 시간
후박나무다
무슨 일로 몸이 이렇게 됐을까
그래서 잎이 작아젔나 예전엔
앞치마만 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어째 안쓰럽다
꽃사과 나무가 활짝 피었다
푸름에 묻혀 멀리서도 활짝 뜨인다
벚나무에 검버섯이 피었다
코로나에 어지간히 시달렸는지
문밖의 삶 보리뱅이
우리 뜰 남새밭
죽단화란다
함박꽃 맺고
혼자서도 당당한 민 씨
영산홍 붉어지면 소쩍새 울었다던데
지각으로 핀 복사꽃
라일락 향기발산 중
산당화(명자씨)
꽃마리
박태기나무꽃
종지나물이란다 내가보긴 제비꽃인데,
척박한 땅, 아니 아스팔트에서
스무송이를 피우고 필 꽃이 남았다
나는 이런 삶을 보면 옛 엄마들의 산고가 생각난다
하여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