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지 못한 노래 ... 허재비도 잠 깨우고, 손용상 운문집

by 들국화 posted May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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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지 못한 노래 ...

허재비도 잠 깨우고 


다시 일어나면 되잖아 / 손용상

길을 걷다가 좀 넘어지면 어때
다시 일어나면 되잖아
무릎 까지고
발 삐끗 아픈 건
바로 살아 있다는 것이야

그리고 혹 자빠졌을 땐
그냥 잠깐 누워서 하늘을 봐
그곳은 넓고 푸르고
구름이 꿈처럼 흘러가

느끼며 바라볼 수 있다면
또한 살아있다는 증거야

어느날
갑자기 사지( ) 뒤틀리고
입도 비틀어지고
목 잠겨 말이 나오지 않을 땐
슬퍼하지만 말고
그냥 가슴에 손을 얹어 봐

쿵닥쿵닥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면
그 또한 네가 살아있다는 기쁨이야

힘들게 생각하지 마
어느 날 길을 걷다 좀 넘어지면 어때
조용히 기도하고
다시 일어나면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