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문학지소개

조회 수 16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경숙 시집 허풍쟁이의 하품 

마리오네트 주름 / 고경숙

꽃다발 들고 서쪽을 향해 달려가다 풀썩 넘어진
저녁이 우네
손바닥에 무릎에 붉은 노을 범벅이 되었네

도도하게 걷던 두 시의 태양과 힐을 집어 던지고
마른 젖을 물리던 세 시의 나뭇잎들, 그리고 늙지 않는
다섯 시의 그녀가 거리에 있네 사람들은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가고,

스테플러에 몇 장씩 묶인 시간이 도움닫기
발판처럼 거리에 널브러져있네

왼발 부터 내디덨어야 했나 제자리 뛰기를 했어야
했나 잠깐이라도 고민해보았더라면, 저 해를 놓치지
않았을까

제 다리를 깔고 앉아 출렁거리는 뒤통수, 팔다리가
엉키지 않게 모로 누워있다 음악이 들리면 벌떡,

완벽하게 일어서야 하네

항구는 밤을 끌고 온 배들의 정박을 돕고 숄 하나
걸치지 않은 어린 집시처럼 이 생 또한 턱없네

이 춤을 언제 멈춰야 하나 춤추는 동안 우리는
사랑을 하긴 한 걸까 강처럼 깊게 패인 주름에
입맞추네

미세한 떨림으로 입술근육을 움직여보네
덜렁거리는 턱 근육은 더 이상 돌아보지 않고,

늙지 않을래 웃다가 우네

오, 마리오네트 절름절름 춤을 추네 


** 마리오네트, 인형의 마디를 실로 묶어 사람이 위에서 그 실을 

조절하여 연출하는 인형극** 


(마리오네트 주름)의 배경은 일몰 무렵이다. "꽃다발 들고

서쪽을 향해 달려가다 풀썩 넘어진 저녁이 우네
손바닥에 무릎에 붉은 노을 범벅이 되었네"라는 구절에 따르면, 

서쪽을 향해 달려가다 풀썩 넘어진 저녁의 시간, "붉은 노을 범벅"이 되는 

 하루의 끝이라고 장석주 평론가는 말한다. 


  • profile
    들국화 2022.06.16 03:23

    나는 요즘 아침에 자고 오후에 일어나
    밖에 나가는 시간이 해거름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말은 석양 해거름 저녁노을,
    여기에 머물고 만다. 좋아하긴 하는데 생각은 보이는 것
    지는 해뿐인데, 이 시, 마리오네트 주름, 은
    일몰을 배경으로 쓴 시라는데
    이것이 줄 달린 인형극에 비유했단다

    시인은 천재적인 생각을 해야 독자들이 감동한다는데
    나는 이 시 제목부터가 낯설었다 그렇다고 그냥
    덮어놓을 수도 없었던 것은
    책을 보기 위해 구입했는데 안 읽을 수 없어 사전을 찾아보니
    이건 인형 마디에 줄을 달아 사람이 조절 연출하는 인형극이란다

    고경숙 시인의 "허풍쟁이의 하품"은 시 제목이 외래어로 쓴 것이 많다
    국어 국문을 고집하는 나로선 재미있는 시집이라고 할 순 없지만
    해설을 읽고 사전을 찾아가면서 시를 감상하니 그런대로 깊이가 있었다
    해설가의 글을 빌리면 더러는 몽환적이라고 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 고양이와 집사와 봄 / 고경숙 시집 고양이와 집사와 봄 천천히 걷는 길 글에도 걸음이 있다 눈 뜨자마자 읽는 詩 한 편은 묵정밭을 지나 들길을 산책할 때의 속도로 나른하다 걷다 눈에 띄는 들풀이... 1 들국화 2024.08.15 35
68 꽃잎은 바람에 날리고 / 박수호 시집 꽃잎은 바람에 날리고 / 박수호 선생 일곱번째 시집 詩 몇 편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리는 박수호의 시 창작 카페 십수 년을 공감했던 시상들을 한아름 책으로 ... 1 들국화 2024.07.19 27
67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 장석주 인문 에세이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 장석주 인문 에세이 스승의 날이라 생각하니 오붓하니 차 한잔 나누고 싶은 선생님이 생각나 우리 차 한 세트 선물로 보냈더니 이렇게... 1 들국화 2024.05.22 44
66 밥 잘하는 남자 / 김정숙 수필집 밥 잘하는 남자 / 김정숙 수필집 방송대 선배 김정숙 수필작가님이 수필집을 출판했다고 가치불 동아리 후배인 내게 책을 보냈다 가치불 동아리 늘 마음 따뜻했던... 1 들국화 2024.04.03 42
65 서곶 문학동아리 네번째 문집 서곶 동아리 문집 그리운 이름들 보고 싶은 얼굴들 오늘 심 회장님께서 문집을 보내왔다 작년에는 이은춘 시인이 두 권씩 보내와서 권명옥 시인과 나눠주기도 했... 1 들국화 2023.12.27 69
64 프리즈, 청소년 소설 / 고경숙 저 프리즈, 청소년 소설 "시 쓰는 부천 詩" 4개월간의 공부한 원고를 정리해서 보내고 나니 홀가분하기도 했지만, 허전하기도 해 그동안 책만 사두곤 읽지 못한 이 ... 1 들국화 2023.12.19 55
63 좌회전 신호가 저녁까지 길다" / 심응식 저 서곷문학회 회장 심응식 시인 두 번째 시집 "좌회전 신호가 저녁까지 길다" 국어국문학과 08학번 동문인 심 회장은 가치불 문학동아리 초대 회장을 연임한 문학도... 1 들국화 2023.12.01 58
62 김형순의 첫 시집 "아무리 생각해도 참외 씨?" 김형순의 첫 시집 "아무리 생각해도 참외 씨?" 김형순은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1년 후배다 이번에 첫 시집을 냈다고 한 권 보내왔다 제 성격대로 보고 쓰고 그... 1 들국화 2023.07.06 81
61 한국 디카詩 46호 디카詩 46호 요즘 많이 창작하는 디카詩 연구집 한 권 구입했습니다 한국 디카시 연구소 선생님들이 집필한 책, 공부 좀 해보려고 구입했습니다. ^^ 1 들국화 2023.07.01 45
60 내 이름 바뀌다 / 임내영 동화집 내 이름 바뀌다 / 임내영 동화집 들국화 2023.02.12 22
59 부천 작가 22집 2022년 부천작가 22집 들국화 2023.02.12 26
58 詩 쓰는 부천시 세 번째, 詩 쓰는 동네를 거닐다 詩 쓰는 동네를 거닐다 세 번째, 詩 쓰는 동네를 거닐다 코로나 삼 년이 지루하지만 않았던 건 유네스코 문화 창의 도시 부천시에서 시 쓰는 시간을 제공해 주었... 들국화 2023.01.18 35
57 (노란 밥 꽃) 황정순 수필집 (노란 밥 꽃) 황정순 수필집 노랑 밥 꽃, 이 뭔가 했더니, 식권, 이었네! 문학박사 민충환 교수의 한 말씀 노란 밥 꽃 자전거로 직접 가져 온 책을 우편함에서 들... 1 들국화 2023.01.17 149
56 서곶, 문학회 3집 / 서곶 문학회 3집 시집 여러말이 필요없는 立冬 여덟 시인 개개인 작품 해설도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 가보시라고 찍었습니다 요즘 비대면 나눔으로 최고지요. 1 들국화 2023.01.07 97
55 "환승" / 구미정 시집 "환승" / 구미정 시집 버스 기사인 시인은 기사이기 앞서 "부천 작가회의" 회원이며 "소새" 시 동인이었다 이 바깥 잠, 시는 시 동인 합평회에서 나눴던 시다 책... 1 들국화 2022.11.03 92
54 우형숙 시조 시집, 괜찮아 우형숙 시조 시인 3집 선생님, 나이를 먹으니 호칭 뒤에 단골로 붙어 다닌다 우형숙 교수는 부천 작가회의 회장을 하면서 추억에 남는 일이 많았다 복사골 문학회... 1 들국화 2022.07.21 141
» 고경숙 시집 허풍쟁이의 하품 고경숙 시집 허풍쟁이의 하품 마리오네트 주름 / 고경숙 꽃다발 들고 서쪽을 향해 달려가다 풀썩 넘어진 저녁이 우네 손바닥에 무릎에 붉은 노을 범벅이 되었네 ... 1 들국화 2022.05.17 169
52 희망, 원미산을 품다/ 이천명 시집 희망, 원미산을 품다/ 이천명 시집 1 들국화 2022.05.17 94
51 부르지 못한 노래 ... 허재비도 잠 깨우고, 손용상 운문집 부르지 못한 노래 ... 허재비도 잠 깨우고 다시 일어나면 되잖아 / 손용상 길을 걷다가 좀 넘어지면 어때 다시 일어나면 되잖아 무릎 까지고 발 삐끗 아픈 건 바... 1 들국화 2022.05.17 85
50 양성수 시인 디카시집, 디카詩 삶에 장착하다 양성수 시인 디카시집 "디카詩 삶에 장착하다" 들국화 2022.02.11 9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