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소 들어오던 날 ㅡ
/ 박상조
발골 작업이 한창인 어느 정육식당
형님, 형님께서는 혹시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눈을 본 적이 있는지요
저는 또렸하게 그 광경을 봤는데요
코뚜레에 꽉 잡힌 채 끌려가는 두 눈엔
억울함도 억울함이겠지만
거룩했던 이 업보가 너무도 허망하다는 듯
눈망울에선 웃음이 뚝뚝 떨어지던데요
어쩜 그 서러운 것들이 그렇게도
힘이 되었나
울음 한 번을 내지 않고 들어가더라고요
참말로 작업대 위에 줄줄이 뉘인
저 멀쩡한 고기들이 얼마나 서러웠는지
그때가 바로 오월이라
마치 시뻘건 장미가 혈관을 불끈 치켜들고서
하늘로 곧 터질 것만 같은 날이었죠.
* 페이스북에서 펌 *
가슴이 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