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개나리 봄소식 알리고
얼마나 됐다고
몇 잎이 사라져 가만히 살펴보니
우리는 잎을 먹어야 산다고 시커먼 벌레
군사가 전쟁 중이다
이파리는 이미 먹어 길에 똥이 까맣게 쌓였다
똥이 검은 건 알겠지만,
이것들이 모두 검은색인 걸 보니
아무래도 열대 지방 아프리카에서 왔지,
부드러울 때 먹어야 한다고 꼭지만 남기고
남은 이파리 뒤엔 몸을 숨겨 머리만
잎 둘레로 내놓고 사이좋게 먹어들어가는 걸 보니
무슨 이파리 무늬 같기도 하지만 벌레도 살기 위해
몸을 잎 뒷면으로 숨겨 훔쳐먹었다는 것이다
똥도 까맣고 몸도 까만 이 도둑 떼
장래 어떤 모습으로 부활할까 검은 나비, 응 좋아
꽃피고 잎 펴 봄을 알린 개나리 이파리마저 먹힌
이것이 자연의 섭리라고만 하긴
개나리가 너무 가엽다.
벌레 떼에게 먹혀 벌거벗은 개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