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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꽃과시

2024.01.06 21:50

빗자루와 벙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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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자루와 벙거지 

벙거지는
보이고 싶지 않은 허물을
가려주는 멋쟁이

때 없이 나오는 백모
이 허물을 감출 위장 도구로
급 쓰기도 하지만

하루 노동의 쉼
질펀한 저녁노을에 선
청소 빗자루
눌러쓴 벙거지가 멋진 것이

잘 익은 황금 들녘
삐딱하게 선
허수, 그 아비시라

허물을 푹 눌러쓰던
해거름 빗자루가 삐딱하게
썼던, 벙거진
아름다운 어울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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