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일(忌日)

by 들국화 posted Jul 25, 202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기일(忌日) 

놀던 흔적을 찾아 공원을 갔다
장맛비도 게고, 간간이 스치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엄마가 돗자리 펴고 오가는 사람은
다 불러 쉬어가라고 했던
동네 공원 

내 집 마루처럼 쓸고 쓸었던 
벚나무 아랜
움푹 패 물이 고였다 빠진
물 찢기가 엉켜
마치 돗자리 흔적처럼 깔려있고

앞 등나무 정자엔 바둑 두는 어른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자리를 채워 앉았는데
엄마가 앉았던 의자는 비어있네

흰 구름은 연기처럼 뭉글뭉글 풀려가는
칠 월 이십사일
엄마의 네 번째 기일 늦은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