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일(忌日)
놀던 흔적을 찾아 공원을 갔다
장맛비도 게고, 간간이 스치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엄마가 돗자리 펴고 오가는 사람은
다 불러 쉬어가라고 했던
동네 공원
내 집 마루처럼 쓸고 쓸었던
벚나무 아랜
움푹 패 물이 고였다 빠진
물 찢기가 엉켜
마치 돗자리 흔적처럼 깔려있고
앞 등나무 정자엔 바둑 두는 어른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자리를 채워 앉았는데
엄마가 앉았던 의자는 비어있네
흰 구름은 연기처럼 뭉글뭉글 풀려가는
칠 월 이십사일
엄마의 네 번째 기일 늦은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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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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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일(忌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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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빠진 날
13년을 내 집 안방처럼 쓸고 자리 깔아
친구들과 해 지는 줄도 모르고 놀던 곳을 찾아봤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엄마만 안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