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 서정태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질마재 몰랭이 그 어디쯤 해서
옹달샘이고 싶다
마치 바람이 불어싸도
물결이 일지 않는
그저 조용하기만
다만
한 자락 바람이 쉬어가고
밤이면 몇 개 별이 적시는
옹달샘이고 싶다
그거 뭐 외롭겠는가
진종일 숲 속에서 지저귀다가
목이나 축이는 산새들
문명에 쫓기어 작은 짐승 몇 마리
머물다 가는
그런 옹달샘이고 싶다.
* 서정태 시인은 나이 90세로 미당 서정주 시인의 동생이다.
형인 서정주 문학관 옆에 조그만 초가를 짖고 홀로 거주하며 지금도 시를 쓴다고 한다.
위의 시는 그 시 중 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