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2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
청계천변 10전 균일 상밥집 문턱엔
거지소녀가 거지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 있었다
주인 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태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
10전짜리 두 개를 보였다.
김종삼 (장편掌篇 2)
좋은 시란
첫째,새로운 언어로 표시된 시.
둘째, 새로운 인식을 도출하는 시.
셋째, 새로운 감동을 주는 시.
위의 시는 "특이하지도 않고 기이하지도 않으면서 문채를 벗어 떨치고, 그것이 오묘하다는 것만을 느낄 뿐 그 오묘하게 되는 까닭을 알 수 없는 것을 자연스러움이 높은 경지"라고 말한다 시인 안도현은. 그리고
이 시를 읽으면서 효도니 인정이니 하는 말들이 얼마나 뻔뻔하고 가식적인 것인가를 느끼게하는 서럽도록 아름다운 시라고도 말했다.
*장편은 손바닥한 크기의 작품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