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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쯤
엉덩이를 얻어맞은 암소가
수렁논을 갈다 말고 우뚝 서서
파리를 쫓는 척, 긴 꼬리로
얻어터진 데를 비비다가
불현 듯 고개를 꺾어
제 젖은 목주름을 보여주고는
저를 후려 팬 노인의
골진 이마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그 긴 속눈썹 속에
젖은 해가 두 덩이
오래도록 식식거리는
저물녘의 수렁논.

  

 이정록「주름살 사이의 젖은 그늘」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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