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 송수권
절門 밖에는 언제나 별들이 (싱그러운 포도밭을 이루고 )있었다.
빗장을 풀어놓은 낡은 절간 門 위에는 (밤새도록 걸어온) 달이
(한 나그네)처럼 기웃거리며 포도를 따고 있었다.
(먹물처럼) 떨어진 산봉우리들이 (담비떼들 같이 떠들며) 모여들고
따다 흘린 포도 몇 알이 쭈루룩
(山을 흘러가다 구슬 깨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 해설**
시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물리적 세계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반응한 것으로서의 자연이라는 것을, 위의 시는 얼마나 잘 보여주는가, 포도밭이라는 것이 지상에 있는 것만이겠는가, 시인은 하늘의 별들=포도 밭이라는 해석을 바탕으로하여 새로운 자연(반응하는 세계)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므로 각 행은 그 자연을 구축하는 의미의 단락이다. 그 의미의 단락을 구체화 하는 대상의 특질과 비유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활을 하는가는 ( )속의 시구들을 제외하고 읽어보면 알 수 있다. < 현대 시창작> 4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