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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2014.03.24 13:21

상징과 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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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징의 의의와 성격

가. 상징의 의의

 

한때 나는 새의 무덤이 하늘에 있는 줄 알았다

물고기의 무덤이 물 속에 있고

풀무치가 풀숲에 제 무덤을 마련하는 것처럼

하늘에도 물앵두 피는 오래된 돌우물이 있어

늙은 새들이 거기 다 깃들이는 줄 알았다

피울음 깨무는 저 저녘에 장례

운홍사 절 마당 늙은 산벗나무 두 그루

눈썹 지우는 것 바라보며 생각하느니

어떤 죄 많은 짐승 내 뒤꿈치 감옥에 숨어들어

차마 뱉어내지 못할 붉은 꽃숭어리

하늘북으로 두드리는 것일까

하르르하르르 귀 얇은 소리들이 자꾸 빠져들고

죽지 접은 나무들 얼굴을 가리는데

실뱀장어 초록별 물고 돌아드는 어스름 우물에

누가 또 두레박을 던져 넣고 있다

                                                    

                                                              - 장옥관, <하늘 우물> 전문

 

** 이 시에서 '우물'은 '우물'임과 동시에 '우물'을 넘어선 그 무엇이다. 그 무엇, 딱 이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 이것이 바로 상징이다. '우물'은 비유가 아니라 상징이다.

상징은 사물을 전달하는 매개적 작용을 하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상징은 '짜맞추다'라는  뜻을 가진 희랍어 동사에서 유래되었다. 이 말은 명사형인 기호, 표시, 증표의 뜻을 가지고 있다. 증표로는 두 사람이 헤어질 때 나누어 가지는 동전의 반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상징은 서로다른 둘의 결합됨으로써 독립된 하나의 의미를 나타내는 언어 양식인 셈이다.

어떤것의 그 성질을 직접 나타내는 것이 기호라면 상징은 그것을 매개로 하여 다른 것을 알게하는 작용을 가진 것으로서, 인간에게만 부여된 고도의 정신 작용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상징은 원관념이 생략된 은 유라고 할 수 있다.

'소녀들의 장미 동산에 있는 장미' 하면 은유이지만 시인이 단순하게 그가 취급하는 사랑의 성질을 암시하기 위하여 장미를 가리키는데 그치고 비유적인 틀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그는 장미를 상징으로 바꾼 것이다. 우리는 비유적인 전이를 강조할 때 은유라는 말을 쓴다. 예컨데, '소녀는 장미다'라고 말하면 장미의 특질이 소녀에게 전이 된다. 그러나 다른 그 어떤대상이나 활동을 대신할 때 우리는 상징이란 말을 쓰는 것이다.

 

상징은 원관념이 드러나지 않는다.

"풀이 눕는다/바람보다는 더 빨리 눕는다"(김수영,<풀>)에서 풀이나 바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문면에 나타나지않는다.

상징은 이미지가 비교적 명확히 잡히는 은유와는 달리 그 경계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독특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 상징의 기능과 성격

 상징은 어떤 사물을 이해시키는 작용을 한다. 즉 빨간 신호등은 건너가지 말라는 의미이고 초록색이나 흰 십자가는 병원이 있음을 의미한다.

상징은 사상이나 욕구를 가리키는 작용을 한다.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프다'는 것을 표시하려면 그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언어나 몸짓을 사용함으로써 가능을 하다. 또한 상징은 이를 받아들인 후에 일정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가령 '불성실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를 알리는 포스터나 표어는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 것인지를 지시하는 기능을 하게 한다.

 

상징은 비유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이와는 아주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동일성, 다의성, 암시성, 문맥성 등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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