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좋은 글

2014.06.13 12:17

자전自轉 / 류정환

조회 수 57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자전自轉 / 류정환

 

 

또각또각,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들

그 닳고 단 뒤꿈치를 가려주려고

저녁이 온다.

 

쳇바퀴라도 돌려야 하루를 견디겠다고

무심코 내뱉은 검은 말들을 덮어주려고

시나브로 어둠은 쌓여서

 

저녁은 온다. 흙냄새를 안고 비바람이 건너오듯

지구 저편에서 사막을 건너는 낙타의 발소리,

단내 나는 숨소리가 들려온다.

 

뭔가 목마른 것이 있어서

어딘가 닿고 싶은 곳이 있어서

아득한 저쪽을 바라보며

길 위에서 밤낮을 바꾸는 몸의 행렬.

 

하루를 다 되짚어보기도 전에 밤은 깊고

꿈을 다 꾸기도 전에 날은 다시 밝아서

지상의 꿈은 허구한 날 반 토막,

그 파김치가 된 그리움들을 위로하려고

또각또각 저녁은 온다.

 

**번번이 동백을 놓치다**  - 정진명 엮음 92쪽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8 폐선廢船/ 강동수 들국화 2014.03.06 763
127 4월 비빔밥 / 박남수 들국화 2014.04.04 692
126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호 들국화 2014.04.15 590
125 歸天/ 천상병 들국화 2014.04.22 542
124 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세월호 침몰 추모 시) 들국화 2014.05.01 1089
123 윤중호 죽다 / 김사인 file 들국화 2014.05.28 545
» 자전自轉 / 류정환 들국화 2014.06.13 573
121 좋은 시란? /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 들국화 2014.07.05 1243
120 없는 것을 발명하지 말고 있는 것을 발견하라 / 안도현 시인의 시 창작 노트 들국화 2014.07.05 799
119 제 130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시 부문, 건반 위의 여자/박선희 작품과 심사평 file 들국화 2014.07.16 826
118 난 꽃이라오/ 양성수 들국화 2014.08.01 1066
117 시애틀 추장의 연설 / 안도현(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240~246쪽에서) 들국화 2014.08.07 420
116 똥구멍으로 시를 읽다 / 고영민 들국화 2014.08.19 404
115 통영 / 백석 들국화 2014.08.22 568
114 몇 가지의 시작법: 안도현 들국화 2014.09.03 527
113 담쟁이 / 도종환 들국화 2014.09.09 560
112 낡은 의자 / 김기택 들국화 2014.09.11 397
111 어떻게 첫행을 써야 하는가? / 박제천 (시인) 들국화 2014.10.02 459
110 영 한 시집 "너의 꽃으로 남고 싶다" 53인 중 김민수의/ 빈 집 들국화 2014.11.29 31065
109 안부/ 김시천 file 들국화 2014.12.21 47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