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에
마른장마에
장대비가 내렸다 폭풍을 달고
동네 화단엔 솔가지가 꺾이고
교회 옥상엔
정자亭子가
자빠졌다
시퍼렇게 눈을 떤
머루넝쿨도 함께 쓸어졌다
사방이 까맣다
십자가는 잠들지 못한다
그 아래로 외등
산 전망대와 키를 같이 하는
마을 지기 등불도
뽕뽕뽕 응 응 응하더니
"에이 씨!" 한다
밤샘 먹고 취해 일찍 들어온 사람이
이집저집서 불이 켜지고
"누구야~ 꼭두새벽에"
짜증을 냈다 늦게 든 잠이
밤샘 지켜본 것들은 빛나고
깬사람들은 투덜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