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금) 부천시청 소강당(3층)에서 제 100차 목요문학나들이 강연이 있었다. 초청 강사는 소설가 김홍신(1947년생)이다.
사회자로 한성희씨가 진행을 맡았다. 복사골 문학회 김원준 회장은 인삿말을 통해 복사골문학회에 대해 상세 소개를 하면서, 현재 약 250명 회원과 2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매년 7권 씩의 책을 내고 있다고 하였다.
이어서 이병렬 교수 주재로 김홍신의 소설 '난장판'을 소재로 구연회를 가졌다.
'난장판'의 구연 내용은, 충청도의 어느 소도시 변두리 쌈지골에 황장사라는 절대권력자가 있었다. 황장사는 쇠뿔도 단숨에 뽑는다는 장사 중에 장사이다. 쌈짓골에는 인생의 바닥을 살아가는 동냥패거리가 있는데 동냥 패거리 중에 이인자인 '허풍선이'의 아버지는 황장사에게 살해 당하고 어머니도 황장사에게 겁간을 당한다.
허풍선이는 낮에는 동냥이나 하는 덜떨어진 거지새끼의 모습으로 살지만, 밤마다 몰래 숨어 복수를 위해 힘을 기른다. 백중이 다가오자 난장이 섰다. 난장판의 백미는 씨름판이다. 씨름판에서 허풍선이가 황장사를 번쩍 들어올려서 모래 바닥에 패대기를 친다. 패대기쳐진 황장사는 개구리 마냥 뻗은채로 경련을 한다.
(김홍신의 소설 '난장판'을 구연하는 모습)
소설가 김홍신은 강연에 앞서 '난장판' 소설이 영화로 만들기로 했었는데 당시는 군사독재 시절이라 '황장사'라는 절대 권력자가 부하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내용이라 영화 제작에 실패했단다. 김홍신은 축하 꽃다발을 받은 후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 갔다.
김홍신은 본격적 강연으로서 먼저 5 개의 화두를 던졌다.
① 거울을 보고 이길 때까지 가위, 바위, 보를 하면 누가 이길까?
② 침판지(영장류)에게 4년 동안 140개의 단어를 익히게 했는데, 침팬지가 한 첫 말은 무엇이었을까?
③ 서울 상명대학교에 쌓아 놓은 고철을 어느 분이 큰 고철을 잘라 가면서 21,500 원에 팔아 먹었다. 그런데 이 고철이 3,000만 원 상당의 예술품이었단다. 고철을 가져 간 이에게 내린 징벌은?
④ 귀신은 있나? 없나?
⑤ '최초의 펭귄(first Penguin)은 '용감한 자', '지도자', '혁명가'란 뜻으로 사용된다. 왜냐 하면 바닷물에 위험한 물개나 바다표범 같은 천적들이 있어 아무도 못 뛰어 들어 갈 때 제일 먼저 용감하게 입수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첫 입수 펭귄 뒤로는 많은 팽귄들이 바닷물에 뛰어 들기 시작한다. '최초의 펭귄'이 용감한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실제는 제일 약한 펭귄이 강자 펭귄들에게 떠밀려 바닷물에 빠진 것이다.
짐승의 세계는 굴러 떨어지면 강자에게 먹히게 된다. 그러나 인간은 약자를 끌어 안고 산다. 같은 인간이라도 서양과 우리네는 다르다. 서양은 밀 농사라 수확 시기를 늦춰도 관계 없지만, 우리는 논 농사라 수확시기를 놓지면 안 된다. 논에 물은 윗 논 부터 아랫 논 채운다. 그래서 서로 협동, 품앗이로 협조를 한다. 서양의 밀 농사는 하나의 사건이지만 우리의 논 농사는 실기를 하면 아픔으로 다가 온다.
문학도 두 가지 양태를 띠는데, 햇볕을 쪼이는 역사와 달빛에 물들이는 야사가 있다. 본질을 이탈할 수 없으며 예술의 정곡을 빗겨 갈 수 없다. 인생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면, 정답을 찾으려 애쓰다 못 찾고 행복하지 않다. 인생은 명답으로 살아야 하며 잘 놀면서 살아야한다.
한국인은 평균 수명이 늘어 미래가 불안하기에 남에게 뒤쳐지 않으려고 잘 놀지를 못 한다. 수명이 길어져 10년간은 병자로 살게 되며, 세 명 중 하나는 암에 걸린다. 암 세포를 죽일 때 건강한 세포도 죽이기에 아픔이 따른다. 아픔에는 육신과 영혼이 모두 아프다.
만약 어떻게 태어나고 싶냐고 물으면, 좋은 용모, 두뇌, 건강, 돈, 결혼, 자식 등을 꿈 꾸지만 다시 태어 날 수도 없을 뿐더러 꿈도 이루기 어렵다. 그래서 명답을 찾아야 한다.
문학은 왜 하는가? 원고료 받아 살기도 여운데, 월간 문학에는 A(데뷔 10년차 정도), B(10~40년), C(40년 이상 원로)급이 존재한다. 시 한편 에 3만 원 밖에 받지 못 하며, 소설 한 편에 A급은 20만 원, B급은 30만 원, C급은 40만 원 밖에 받지를 못 한다.
문학은 내가 누군가에게 기억(이름 3자)되게 하는 행위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 바보 짓이다. 우리는 영혼의 승리자로서 인생을 잘 놀다 가지 않으면 이는 불법이다. 인생은 정색적 삶과 놀이 삶이 있다. 정색 삶은 회사 일, 글 쓰기, 사회생활 등이 있고 놀이 삶은 부부, 친구, 교제, 운동 등이 있다.
놀이 삶으로 비상금을 잘 감추는 법을 알려 주겠다. 우선 봉투를 준비하여 겉봉에 '여보, 고마워!'라고 써놓고 그 안에 비상금을 넣어 몰래 꺼내 쓴다. 나중에 비상금 봉투가 탄로 나더라도 좋은 놀이 삶이 되리라.
우리는 부부간에 '사랑한다'라는 말을 못 한다. 그러나 요즘 젊은 이들 잘 하는데, 4월 1일(만우절)에 재미로 하면 된다. 고슴도치 사랑은 처음에 가시에 찔리면서 뜨겁게 사랑하지만, 나중에는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사랑으로 바뀌게 된다.
가위, 바위, 보를 거울 보고 할 필요는 없지만 장난처럼 하는 것은 가능하다. 노래방에 가서 춤 추고 춤을 추는 것은 즐겁지만 노래방 도우미는 재미가 없어 한다. 골프는 돈을 잃으면서도 즐겁게 치지만, 캐디는 돈을 받는데도 재미 없어 한다. 이는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글을 일거리로 쓰면 안 되고 놀이로 써야 지치지를 않는다.
140개 단어를 익힌 침팬지의 첫 말은 'Let me out.'였다. 바람처럼 자유롭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문학의 갈구로 영혼의 자유를 느껴야 한다. 하나님처럼 전지적(全知的)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전지적(全知的)인 예로, 구두를 오래 신으면 뒷축 밖이 다는데 이를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그렇다고 표현하는 방법이다. 잘못 걸어서 뒷축 밖이 닳은 것인데 무한대로 자유롭게 표현한 것이다.
재작년 관세청 통계에 의하면 명품 수입액이 5조 3,000억 원이라는데 실제는 8조 원이 넘는단다. 명품을 모두 나쁘게 바라 보지는 않지만 좋아 하는 이유로 욕구가 팽창하는데 만족이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명품에 함몰 되면 안 되며 아무리 애를 태워도 다 갖지를 못 한다.
욕구가 팽창하면 남과 비교하게 되면서 열등감으로 주눅이 들게 된다. 동남아의 음식점에 가서는 큰 소리로 한국 말로 요구를 하지만 미국에 가면 그냥 주는대로 먹게 된다. 열등감으로 텔레비전 수상기도 없이 철 파이프에 안테나만 세워 놓는 사람도 있었다. 명품을 다 가질 수 없기에 자신이 명품이 되면 된다. 그러면 2,000 원 짜리 티 셔츠도 그의 아버지 재력을 믿기에 진품으로 보게 된다.
진짜 명품과 유명 상품을 구분해야 한다. 유명 상품은 돈 주고 살 수 있지만 진짜 명품은 소수로 가치를 인정 받는다. 유명 상품은 몇 년 후 중고품이 되지만 진짜 명품은 세월이 갈수록 비싸진다. 문학, 예술 등은 유명 상품이 아니고 명품을 만드는 과정이다.명품은 이야기거리(스토리 텔링)이 있고 향기가 묻어 나면서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정도전, 이순신, 춘향전 등은 주인공의 삶이 굴곡에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지만, 신사임당은 드라마가 잘 안 된다. 이는 영혼의 상처가 없기 때문이다.잔디를 깎으면 잔디가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향기를 뿜어 낸다. 상처와 향기가 함께 존재하는데 문학은 내 상처를 다듬질, 단련, 연마 등을 통해 향기로 만드는 것이다.
지구의 중심은 내가 서 있는 곳이며 세상의 주인은 나 이다. 내가 주인 임을 명정하게 인정하는게 명품이다. 꽃 배달을 보고 청소 아줌마는 며칠 후에 쓰레기거리라고 하지만 주인은 종일 꽃을 보고 즐기고 보고 있으면 행복하며 치울 걱정은 하지 않는다.죽을 때 '할 껄' 하지 말고 지금해야 하며, 사는 동안 남 못 살게 하는 행위를 빼고 모두 해 보아야 한다.
3,000만 원 짜리 고철 작품을 버린 사람에게 졸업 작품의 보조 일꾼으로 사용했단다. 이는 뜨거운 인간애를 전제로 하기에 인간 명품에 해당 된다.
아름다움에 대해, 서양은 황금비율, 동양은 금강비율을 든다. 물건이 서 있는 것 보다 뉘워 놓은 게 안정감이 있다. 서양의 황금비율로 1.618:1, 동양의 금강비율로 2.414:1로 친다. 인도의 타지마할, 신용카드, 텔레비전이 황금비율이고 덕수궁, 안압지 등은 금강비율이다. 냉장고는 장소 효율성 때문에 세워 놓고, 예수님 12 제자 그림은 뉘어 놨지만 모나리자의 미소 그림은 세워 놓았다.
휴머니즘은 내가 중심에 있을 때 옆을 창기는 것이다. 예수, 부처 등이 그 예이고 교황도 어려운 사람을 창기다 보니 여러 사람이 그를 추켜 세워 주는 것이다. 기도, 아타까움, 베품, 사랑으로 나의 품격을 갖춰야 문학이 되며 영혼의 품격을 향기롭게 하여야 한다.
김홍신 작가는 오늘 바빠서 아침 한 끼 먹고 커피 3잔 마신게 전부 다 란다. 김 작가는 대학을 4번 떨어지고 나서 건대 국문과에 합격했단다. 그것도 20명 정원에 21등을 했는데 한 사람이 수업료를 못 내서 운좋게 입학했단다. 불합격 당시 자살을 시도하려 했는데, 한강 철교에 가보니 강물이 너무 깊어 포기했고 집에 가서 유서를 써놓았는데 10일 만에 귀가해 보니 유서가 그대로 있었단다.
대학에서 공부를 잘 하지 못 했음에도 81년에 '인간 시장'으로 밀리언 셀러가 되었다. 20 명 졸업생 중에 김홍신 작가가 제일 유명한데,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이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했기에 그리 된 것이란다.
문학은 멈추거나 잠시 쉴 수는 있겠지만 반보라도 더 나아 가야 한단다. 사랑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중인데 일단 제목을 '단 한번의 사랑' 정하고 영혼을 흔들어 보며 쓰겠단다.
아버지 남방계, 어머니 북방계 혈족인 400여년 전에 죽은 고산 윤선도를 화가가 그리는데, 몇 달간 절만 하고 초혼, 영상, 접신의 과정을 거쳐 4년 걸려 그렸단다. 그 그림을 보고 모니터 사진작가가 몹시 놀랐단다. 100여 명의 얼굴 몽타쥬가 들어 가서 마치 없는 귀신도 만들어 낸 것 같았단다.
어진 화가가 신분이 천해서 왕의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하고 그림을 그리는데, 궁권에 절만 하고 귀가하여 1년, 2년간 접신을 하면서 죽음을 걸고 그렸단다. 그런데도 신료들은 어진이 어쩌면 왕의 얼굴과 똑같으냐며 놀랐단다. 신용카드 보단 현금에 있는 세종대왕, 신사임당, 이율곡 등의 그림 가치에 위대함을 느껴야 한다.
궁궐 안 왕 옆에 꽃은 모두 조화를 놓는다. 생화 꽃을 꺾으면 안 되고 시들면 안 되기에 그리 한다. 그래도 이 조화에 벌과 나비가 날라 드는데, 이는 가짜 꽃술에 진짜 꽃술을 발라 주었기 때문이다.
무룻 문인은 글을 써서 독자를 기쁘게 해주는 꽃을 피워야 하지, 가짜 꽃은 안 된다. 찬란한 인생에 찬란한 꽃을 피워 찬란한 향기가 듬뿍 나게 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