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옥순 시인 홈페이지

좋은 글

조회 수 3106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빈 집

                       김민수



종기처럼 그을린 마을이 늙을 때마다

빈 집 하나씩 늘어갑니다

허전한 맘에 빗물은 아무데서나 울며 흘러가고

꼭두새벽 소죽 끓이며 아침을 열던 부엌도

밖으로 나와 하늘만 봅니다

관절염처럼 삭여진 기둥 웅이에

마파람 설렁설렁 드나들어 휘어지고

지붕은 어느새 어깨까지 내려찍으며 힘들뿐입니다

궁핍한 삶을 고스란히 찍어두었던 형광등도

깜빡거릴 기력도 없고

구석마다 참견하던 햇살도

추하게 널브러진 마당에 안쓰럽게 서성입니다

평생을 품안에 안고팠던 담장은

어느 날부터 시름 누워 있고

문패 하나 세우지 못한 죄로 대문은 충혈되어

세월의 녹만 멍처럼 번집니다.



Deserted Houses

                                                 Kim Min-su



Whenever a village, black as a sore, gets older

deserted houses increase in number, one by one.

In empty hearts rain flows weeping evrywhere,

while kitchens that onec saw in the morning boiling cattle feed at crack of dawn

come outside and just stare at the sky.

The knots of pillars stiff like arthritis

bend in the soft passing of the south wind

until the roof is brought down to the height pf the should, straining.

the fluorescent lamp that once captured needy needy lives just as they were

has not even the vigour to flieker now

and the sunbeams that once peobed every coenr

only hang around pathetically in the unsightly, sprawling garden.

The garden wall that embraced a whole lifetime within its bosom

from some day or other lies overwhelmed on the ground

while the front gate grows bloodshot, guilty of failing to bear a nameplate,

and the rust of time spreads like a bruis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8 폐선廢船/ 강동수 들국화 2014.03.06 763
127 4월 비빔밥 / 박남수 들국화 2014.04.04 692
126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호 들국화 2014.04.15 590
125 歸天/ 천상병 들국화 2014.04.22 542
124 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세월호 침몰 추모 시) 들국화 2014.05.01 1089
123 윤중호 죽다 / 김사인 file 들국화 2014.05.28 545
122 자전自轉 / 류정환 들국화 2014.06.13 573
121 좋은 시란? /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 들국화 2014.07.05 1243
120 없는 것을 발명하지 말고 있는 것을 발견하라 / 안도현 시인의 시 창작 노트 들국화 2014.07.05 799
119 제 130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시 부문, 건반 위의 여자/박선희 작품과 심사평 file 들국화 2014.07.16 826
118 난 꽃이라오/ 양성수 들국화 2014.08.01 1066
117 시애틀 추장의 연설 / 안도현(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240~246쪽에서) 들국화 2014.08.07 420
116 똥구멍으로 시를 읽다 / 고영민 들국화 2014.08.19 404
115 통영 / 백석 들국화 2014.08.22 568
114 몇 가지의 시작법: 안도현 들국화 2014.09.03 527
113 담쟁이 / 도종환 들국화 2014.09.09 560
112 낡은 의자 / 김기택 들국화 2014.09.11 397
111 어떻게 첫행을 써야 하는가? / 박제천 (시인) 들국화 2014.10.02 459
» 영 한 시집 "너의 꽃으로 남고 싶다" 53인 중 김민수의/ 빈 집 들국화 2014.11.29 31065
109 안부/ 김시천 file 들국화 2014.12.21 47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